영풍 이어 코리아서키트, 영풍전자까지 실적 먹구름

2025-02-27

(2025년 2월 27일, 전자신문 보도)

 

디스플레이용 FPCB 불량 여파, 작년 당기순손실 수백억 원대 관측
영풍전자 핵심 엔지니어·생산직 대거 이탈, 향후 실적전망도 ‘먹구름’

 

석포제련소를 운영중인 영풍을 비롯해 영풍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심각한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가운데 영풍전자 역시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애플 협력사로 아이폰에 탑재되는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납품했으나, 칩 탈락 불량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지난해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궁지에 몰린 영풍그룹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기업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 시도에 집중하는 배경으로 거론된다.

영풍전자는 수년 동안 아이폰 디스플레이용 FPCB를 납품하면서 애플 협력사로 활약했다. 하지만 2022년 당시 공급한 부품의 불량이 확인되면서 공급량이 축소됐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애플 공급량이 줄면서 영풍전자 실적은 급격히 위축됐다. 매출은 2022년 7202억원에서 2023년 4,672억원으로 1년 만에 35.1%(2,530억원) 급감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02억원에서 106억원으로 88.2%(796억원)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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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매년 4분기가 스마트폰 부품 공급의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영풍전자의 실적 반등은 여의치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설상가상으로 영풍전자 핵심 기술진, 엔지니어, 생산직 근로자들이 대거 경쟁사로 이직한 것으로 알려지며 향후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영풍이 지분 일체를 소유한 영풍전자는 1995년에 영풍 계열로 편입됐다. 장형진 영풍 고문이 과거 회장에 취임한 이래 사업 다각화를 염두에 두고 처음 인수한 회사로도 알려져 있다. M&A 당시 국내에서 유일하게 FPCB를 생산하던 기업으로 2000년 회사명을 유원전자에서 지금의 영풍전자로 변경했다.

영풍전자는 한때 영풍그룹 ‘오너 2세’ 장세준 부회장이 경영일선에 참여했던 회사로도 전해진다. 장 부회장은 2009년 시그네틱스 전무로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이후 2010년 영풍전자로 자리를 옮겨 구매를 총괄하다가 2013년 대표이사로 취임해 2017년까지 직무를 수행했다.

장 부회장은 그룹 의사결정 최상단에 있는 장형진 고문의 장남으로 현재 코리아써키트 대표이사 겸 부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코리아써키트 역시 영풍전자와 마찬가지로 사업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월 공시된 잠정실적에 따르면 전년대비 적자 폭이 4배 넘게 커지며 당기순손실이 1217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의 핵심인 영풍을 비롯해 코리아써키트, 영풍전자까지 영풍그룹 계열사 실적이 낙제점 수준을 기록했다”면서 “그 회사보다 규모가 몇 배나 큰 고려아연을 경영할만한 능력이 있는지 우려가 된다”고 밝혔다.

 

※ 기사 전문: 영풍 이어 코리아서키트, 영풍전자까지 실적 먹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