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상 칼럼] 왜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막아야 할까

2025-06-24

(머니투데이, 2025년 6월 24일 보도)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올해 1분기 매출 3조 8328억 원, 영업이익 2711억 원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61.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6.9% 늘어난 수치다.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엄청난 실적을 낸 것이다.

고려아연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아연과 연, 동 등을 통합 공정 방식으로 추출해 제품화하는 기업이다. 이 과정에서 희소금속 12종을 추출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희소금속 회수율이 20~30%대로 상당히 높다. 최근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중국에 대한 수출 통제 압박으로 글로벌 시장 가격이 상승하면서, 희소금속을 수출하는 고려아연의 수익성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방산분야 핵심소재로 사용되는 안티모니와 반도체 기판과 디스플레이 소재로 활용되는 인듐 등 전략광물의 판매 실적은 작년 대비 금년에 3배가량 급증했다. 금과 은 등 귀금속 매출 실적도 글로벌 가격 상승세와 맞물려 한층 확대되고 있다. 금 부문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은 관련 매출도 50% 가까이 성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주에는 안티모니를 전략적 물자로 인식하고 있는 미국에 수출했다. 국가 자원 안보 차원에서도 중요한 역할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가격도 급등하고 있어서, 상당한 수익도 기대된다.

그러나 이러한 호실적과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마냥 기뻐할 수는 없다. 영풍과 사모펀드(MBK파트너스)가 작년 9월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적대적 M&A를 시도하면서, 10개월이 지난 지금도 경영권 분쟁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사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현금 자산을 투입하면서, 적대적 M&A가 일어나기 전인 지난해 3분기 기준 1조 5100억 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금년 1분기 기준 5770억 원으로 1조 원 가까이 줄었다. 반면 차입금은 2조 3080억 원에서 4조 4810억 원으로 2조 원 이상 늘었다. 이로 인한 부채비율이 44.6%에서 88.1%로 증가했다. 장기화되는 경영권 분쟁으로 회사의 가장 큰 장점인 건실한 재무 구조와 막대한 현금 창출력이 위협을 받는 상황이 된 것이다.

결국 미래를 위한 투자는 물론,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모펀드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히고 있어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세계 1위 비철금속 기업의 위상도 흔들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