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머니’ 우회 잠입…경제안보의 새로운 리스크 부상

2025-09-04

(한국경제, 2025년 9월 4일 보도)

‘차이나머니의 은밀한 침투:
전 세계 경제안보 빈틈을 파고든다’

KED글로벌 토론회에 참석한 하윤희 고려대 교수, 송헌재 서울시립대 교수, 강천구 인하대 교수,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실장,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ED글로벌

KED글로벌 토론회에 참석한 하윤희 고려대 교수, 송헌재 서울시립대 교수, 강천구 인하대 교수,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실장,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ED글로벌

 

중국 자본이 사모펀드(PEF)와 역외 거점을 활용해 한국 전략산업에 우회적으로 침투하면서 경제안보를 위협하는 위험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공급망 핵심 기업 보호와 자본시장 투명성 강화를 위한 제도적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KED글로벌이 3일 서울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연 ‘차이나머니의 은밀한 침투: 전 세계 경제안보 빈틈을 파고든다’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중국 자본의 우회 진출은 단순 투자 이슈가 아니라 국가 경제안보 문제”라며 “공급망 핵심 기업 보호와 자본시장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주제발표에 나선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세계경제분석실장은 “중국 자본은 PEF와 역외 거점을 활용해 전략 자산과 공급망 핵심 거점에 은밀히 침투하고 있다”며 “싱가포르·홍콩·케이맨 등을 거점으로 실제 투자 주체를 숨기기 때문에 자본 흐름과 목적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해외 투자 장려 목록에 ‘첨단기술·선진 제조기업’과 ‘해외 유전·광산 등 에너지 개발’을 포함하고 있다. 단순한 경제적 이익 추구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 내 주도권 확보를 노린 장기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히 풍부한 유동성에 더해 지난 6월 적격금융기관(QDII) 프로그램의 한도와 대상을 확대하며 해외 PEF 출자를 늘리는 추세다. 특히 홍콩·케이맨 제도 등 역외 금융 허브를 거쳐 자금을 유출하고, 페이퍼컴퍼니(위장 투자자)를 세워 실질적 소유주를 감추는 방식이 빈번히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사모펀드 시장은 ‘실제소유자 확인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나, 역외 펀드가 국내 계좌를 개설할 때는 ‘외국인투자등록증에 기재된 자산운용사 대표자’만 확인한다”며 “이 같은 구조적 빈틈이 중국 자본이 소유관계를 은폐하고 시장에 침투할 수 있는 통로로 활용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