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영화엔지 이어 홈플러스까지… 법원 문 두드리는 것만 두 번째

2025-03-04

(2025년 3월 4일, 조선비즈 보도)

 

인수금융 4.3조… 과도한 차입 매수
딜라이브·네파 등 ‘아픈 손가락’ 여전
펀드 수익률 이미 확보… 전략적 선택

국내 3대 대형마트 중 하나인 홈플러스가 실적 부진으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는 포트폴리오 기업 중 2개가 회생절차에 돌입했다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MBK가 투자했던 플랜트 제조업체 영화엔지니어링은 지난 2016년 실적 악화로 기업회생절차를 밟았다.

MBK는 한국의 초대형 인수·합병(M&A) 거래에 빠짐없이 등장한다. 현재 조성 중인 단일 펀드 규모만 10조원에 달하는 대형 PEF 운용사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홈플러스와 영화엔지니어링 같은 ‘아픈 손가락’도 존재한다. 채권단 관리 절차에 돌입한 딜라이브,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 등도 비슷한 사례다.

(중략)

신용평가사들은 지난달 28일 홈플러스의 기업어음과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내렸다. 한국기업평가는 “영업실적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는 점, 과중한 재무 부담이 지속되고 있는 점, 중단기 내 영업실적 및 재무 구조 개선 여력이 크지 않을 전망인 점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 MBK, 7.2조에 홈플러스 인수… 4.3조는 대출

MBK는 지난 2015년 7조2000억원을 들여 홈플러스의 지분 100%를 사들였다. 글로벌 PEF 운용사 등 굵직한 경쟁자들을 제치며 세간의 이목을 끌었지만, 유통 시장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위주로 격변하며 실적 악화를 거듭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러한 기조는 더 굳어졌다.

일각에선 MBK가 과도한 차입 매수를 한 탓에 홈플러스 투자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체 인수대금 중 4조3000억원을 인수금융을 활용했는데, 이 빚을 먼저 갚느라 기업가치 제고에 활용할 재원이 없었다는 것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당시 유통업 변화 속도가 기업들 예상보다 급격했다”며 “쿠팡의 경우 소프트뱅크로부터 2조원이 넘는 투자금을 받았지만, 홈플러스는 투자금이 들어온 게 아니라 오히려 갚아야 할 빚이 생겼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MBK는 홈플러스 투자금 회수에 난항을 겪자 방향을 선회했다. 먼저 점포 20여개를 팔아 4조원가량 빚을 갚았다. 또 슈퍼마켓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점포 310여개를 먼저 팔기로 결정하고, 지난해 6월부터 추진 중이다. 다만 이마저도 회생절차에 개시로 중단된 상황이다.

MBK가 홈플러스 회생절차를 개시한 배경엔 이미 해당 펀드 수익률이 어느 정도 확보된 영향이라는 분석도 있다. MBK는 홈플러스 인수 자금으로 3호 블라인드 펀드를 활용했는데, 펀드 내 보험사 오렌지라이프(현 신한라이프) 매각 성공으로 2조원에 달하는 차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펀드 내 또 다른 아픈 손가락인 네파의 매각 실패를 감안해도 이미 펀드 약정액의 두 배 가까운 돈을 회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는 2022년 2월로 끝나는 회계연도부터 지난해 2월까지 3년 연속 1000억~2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까지 3분기 가결산 기준 적자도 1571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말 총차입금은 5조4620억원, 부채비율은 1408%에 달했다. 홈플러스는 1월 말 기준 리스 부채를 제외하고 운영자금 차입을 포함한 실제 금융부채는 2조원 정도라고 밝혔다.

 

※ 기사 전문: MBK, 영화엔지 이어 홈플러스까지… 법원 문 두드리는 것만 두 번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