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14
(내일신문, 2025년 4월 14일 보도)
부채비율 1600%대로 급등 … “MBK 무리수 심해”
오스템임플란트 메디트도 경쟁력 훼손
의약품 도소매 업체인 지오영 최대주주 조선혜지와이홀딩스(조선혜지와이)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인수되자마자 유상감자로 약 2700억원을 주주들에게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수 직후 유상감자로 회사에서 현금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사례가 또다시 재연되면서 차입매수에 따른 알짜자산 매각 등으로 홈플러스 사태를 초래한 대주주 MBK에 대한 여론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인수한 기업 재무 상황이나 실적 등을 고려하지 않고 투자금 회수 용도로만 여기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조선혜지와이는 지난해 약 2746억원 규모 유상감자를 단행해 그만큼의 자본이 감소했다. 유상감자는 자본 일부를 주주들에게 현금으로 돌려주는 걸 말한다. 자본이 감소하기 때문에 부채비율이 상승하는 등 재무구조가 부실해질 우려가 있지만, 주주환원이라는 점에서 당장 주주 입장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주목되는 점은 유상감자 시기다. 조선혜지와이 법인등기에 따르면 유상감자로 인한 자본금 감소는 지난해 7월 초에 이뤄졌다. 지난해 7월 MBK가 조선혜지와이 지분 71.6%를 취득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선 지 약 한달이 지난 시점이다. MBK가 최대주주로 올라서고 MBK 인사들로 이사회 구성원이 바뀌자마자 유상감자로 약 2000억원(2746억원 71.6%)을 회수했다고 여겨지는 대목이다.
문제는 대규모 유상감자로 조선혜지와이 재무구조가 더욱더 부실해졌다는 점이다.
2023년 말 연결기준 506%였던 부채비율은 2024년 말 1600%로 대폭 상승했다. 같은 기간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1819억원에서 461억원으로 4분의 1 토막이 났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조선혜지와이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을 뿐 아니라 당기순손실로 전환했다. 유상감자가 회사 재무 사정과 무관하게 주주 이익만을 위해 이뤄졌다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MBK가 인수한 기업에서 배당이나 유상감자로 대규모 현금 유출이 빠르게 이뤄지는 경우는 최근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홈플러스 사례를 제외하더라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 기사 전문: MBK 지오영 인수하자마자 수천억 회사 밖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