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18
[내일신문, 2024년 12월 18일]
MBK파트너스가 최근 “자사는 아시아대표 사모펀드 운용회사로 19년동안 눈부신 투자성적을 일궜다”는 자료를 내놨다. 이어 “해외자금이 대거 출자에 참여했다는 사실 자체가 평판과 실력을 입증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MBK가 짧은 기간 투자금 회수에 주력하면서 기업의 성장성과 건전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내일신문이 MBK 홈페이지 등을 기반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분석한 결과 MBK는 2005년 출범 이후 지금까지 52개 기업에 투자했다.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성공한 사례는 20건(38.5%)이었으며, 미회수(원금 손실 1건 포함)는 32건(61.5%)으로 집계됐다.
전체 포트폴리오 가운데 60% 이상이 아직 원금을 회수하지 못한 것이다. 자금투자는 한국기업이 25개(48.1%)로 가장 많았고, 중국(홍콩 포함) 13개(25.0%), 일본 12개(23.1%), 대만 2개(3.9%) 순이었다.
MBK가 첫 투자를 단행한 이후 매각과 기업공개(IPO) 등으로 자금 회수에 성공하기까지 소요된 시간은 평균 5.6년(66.5개월)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MBK가 고려아연을 인수하더라도 지분을 장기간 보유할 뜻을 피력했지만 평균 5년여 만에 투자금을 회수해 왔던 실제 결과를 보면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원금을 회수하지 못한 사례 가운데 절반이 한국 기업인 점도 주목할 만하다. 엑시트를 못한 피투자기업은 전체 52개 중 32곳(61.5%)에 달하는데, 이 중 한국 기업이 17곳이다.
한국으로 범위를 좁히면 포트폴리오 25개사 중 68%인 17곳이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 투자금 회수에 장기간 어려움을 겪는 곳들은 △딜라이브(옛 씨앤앰, 케이블TV 사업자) △딜라이브강남(케이블TV) △네파(스포츠 의류) △홈플러스(유통) △골프존카운티(골프장) △롯데카드(금융) △다이닝브랜즈그룹(외식 프랜차이즈) △엠에이치앤코(홈리빙) 등 8개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