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주주 여러분,
주주 여러분께서 보내주시는 변함없는 지원지 격려, 그리고 비판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9월 13일 기습적인 공개매수를 시작으로 무려 넉 달 이상 고려아연(주)(이하 “고려아연”, “당사” 또는 “회사”) 및 계열사 임직원, 울산 시민, 그리고 정치권과 국민들의 마음을 졸이게 했던 MBK파트너스(이하 “MBK”)와 (주)영풍(이하 “영풍”)의 적대적M&A 시도가 1월 23일 임시주주총회를 계기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본 서한에서는 금번 임시주주총회의 결과와 의미를 설명드리고, 고려아연의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 장기적인 주주가치의 제고를 위해서 현 경영진이 어떠한 준비를 하고 있는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SMC의 영풍 주식 취득
이미 잘 아시는 바와 같이, 고려아연의 해외 자회사인 Sun Metals Corporation Pty Ltd (이하 “SMC”)는 금번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MBK·영풍의 적대적M&A 시도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고 장기적인 성장동력 유지를 위해 SMC 경영진과 이사회의 합리적인 경영 판단에 따라 영풍 지분 10.3%를 시가보다 약 30% 할인된 가격으로 취득하였습니다. 적대적 M&A가 성공할 경우, MBK영풍이 SMC 사업 규모를 축소하거나 또는 호주내 신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 사업 추진을 축소 또는 중단하여 SMC의 미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그 주된 배경이었습니다. 또한 SMC는 상장주식을 할인된 가격으로 취득하여 추후 적절한 시점에 현금화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시가총액 기준 약 7천6백억원에 거래되고 있는 영풍의 주가순자산배수는 0.1배[1]로 국내 최하위 수준으로 약4조4천억원의 시장가치를 지니고 있는 고려아연 25.4% 지분 및 부동산 등 매도 가능한 자산의 규모로 미루어 매우 저평가된 종목으로 미래에 주식가치 상승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상법상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정[2]이 적용되어 금번 임시주주총회에서 영풍이 보유하고 있는 당사 지분 25.4%에 대한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었습니다.
[1] 1) 투자부동산 가치 1.5조원 가정, 2) 상장주식은 시장가격, 비상장주식은 2024년 3분기말 기준 장부가 적용
[2] 회사, 모회사 및 자회사 또는 자회사가 다른 회사의 발행주식의 총수의 10분의 1을 초과하는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 그 다른 회사가 가지고 있는 회사 또는 모회사의 주식은 의결권을 제한하는 규정
소수주주보호 및 거버넌스 선진화 기틀 마련
고려아연의 미래를 결정지을 임시주주총회에서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의 권고와 국민연금 등 많은 주주들의 판단에 힘입어 집중투표제 도입, 이사수 상한 설정, 발행주식 액면분할,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배당기준일 변경, 분기배당 도입 등 총 6개의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이 가결되었습니다. 다만 MBK·영풍 측이 거버넌스 개선을 명분으로 제안한 집행임원제 도입 안건과 고려아연 이사회가 제안한 소수주주 보호 규정을 명문화하는 안건은 모두 MBK·영풍 측의 반대에 부딪혀 아쉽게도 부결되었습니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다가오는 정기주주총회에서도 일반주주 권한 및 보호장치를 강화하고, 이사회의 독립성과 다양성을 확대하는 데 최우선으로 하여 안건을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집중투표제가 도입됨에 따라 이제 고려아연의 소수주주가 이사회에서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고, 당사 이사회가 한층 더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지닌 이사들로 보강됨에 따라, 이사회 안건에 대해 더 전문적이고 다양한 의견 개진 및 교환으로 보다 균형 잡힌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이사 수를 최대 19명으로 상한을 설정하는 안건도 가결되었습니다. 앞서 ISS, Glass Lewis, 한국ESG연구소, 한국ESG기준원, 서스틴베스트 등 국내외 5대 의결권 자문사 전체가 이사회의 지나친 비대화로 인하여 이사회의 심의 기능이 저해되고 이사의 책임과 권한이 약화되는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해 적정 이사 수 제한을 권고했던 만큼, 금번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사 수 상한을 제한함으로써 글로벌 스탠더드에 걸맞은 이사회로 거듭나는 초석을 다지게 되었습니다.
발행주식 액면분할 안건이 가결됨에 따라 주식병합 등 필요한 절차를 거친 후 당사 유통 주식수가 10배로 늘어나게 되어, 두 차례의 공개매수, 그후 두 주요주주들간 당사 주식을 시장에서 매집하는 경쟁 과정을 거치면서 급격하게 감소된 유통 물량이 증가됨으로써 주주 기반이 보다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이는 또한 향후 고려아연의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안도 주주들의 적극적인 지지 하에 가결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그리고 제가 지난 기자 회견 때 말씀드렸던 바와 같이, 저는 다음 이사회에서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을 것이며, 앞으로는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음으로써 당사 이사회의 독립성과 감독기능은 보다 더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배당 기준일 변경과 분기 배당 지급을 위한 정관 변경 안건 또한 가결됨으로써 배당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주가 변동성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는 고려아연이 높은 재무 안정성과 뛰어난 현금흐름 창출력을 지니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으며, 이는 당사 주식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켜 중장기적으로는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사회 전문성과 독립성 강화
금번 임시주주총회에서 보통 결의로 진행된 이사 선임의 안건에서는 당사 이사회가 추천한 외국 국적 이사 후보를 포함한 사외이사 후보 7명 전원이 신규 선임되었습니다. 신임 이사진은 당사 이사회 구성에 있어 다양성을 증진시키는 한편 이사회 역량을 보다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선별하였고 국내외 전문 기관의 검증까지 거쳤습니다. 그 노력의 결과로 재무, 투자, 리스크 관리, 기술 분야의 전문가들을 당사 이사회에 모시게 되어, 앞으로는 보다 독립적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이사회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함으로써 지배구조를 강화하고 이사회의 투명성을 제고하여 글로벌 투자자 등 해외 이해관계자가 당사 이사회에 대해 한층 더 신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새로 선임된 외국인 사외이사는 고려아연이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그 위상을 강화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거버넌스 개선에 대한 고려아연의 약속
고려아연 이사회가 금번 임시주주총회에 상정한 집중투표제도 도입, 발행주식 액면분할, 소수주주보호 명문화, 외국인 사외이사 선임,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등은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의 적극적인 찬성 권고를 받은 안건들이며, 주주 친화적이고 소수주주 권익 보호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는 고려아연의 거버넌스를 계속해서 끊임없이 개선하겠다는 저와 현 고려아연 경영진이 주주 여러분께 드린 약속이기도 합니다.
고려아연의 현 경영진은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가결된 안건들이 주주기반을 확대하고 소수주주의 참여를 높이는 한편, 이사회의 다양성, 독립성, 투명성, 전문성 및 그 감독 기능을 더 강화하고 주주들과의 소통을 개선하고, 궁극적으로는 고려아연의 거버넌스를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자신합니다. 저와 경영진의 고려아연의 거버넌스를 개선하는 노력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지속될 것임을 주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약속드립니다.
우리는 그동안 투자 및 재무 운용 목적의 자본배치 과정에서 주주 및 시장과의 소통이 충분하지 않았었다는 우려를 겸허히 받아드립니다. 앞으로는 금번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구성된 이사회를 통해 보다 명확한 투자 기준을 수립하고 내부통제시스템을 강화하여 의사 결정 과정의 투명성과 신뢰를 높이고, 잠재적 위험을 선제적으로 식별하고 철저히 관리하겠습니다.
주주와의 소통 강화는 아무리 강조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금번 임시주주총회에서 외국인 및 금융전문가가 사외이사로 선임되어 이사회의 전문성이 강화되어 국내외 연기금과 유수 금융기관 및 개인주주의 의견과 제안을 더욱 적극적으로 수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주주와의 커뮤니케이션에 경영진뿐만 아니라 사외이사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주주의 의견을 경정할 것이며, 정기적으로 주주간담회, 투자자 설명회를 개최하여 경영 전략, 재무 성과 및 미래 전망을 주주 여러분께 보다 자세히 설명 드리고 주주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이러한 주주와의 투명하고 열린 소통은 ‘트로이카 드라이브’ 비전이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한 제안
금번 임시주주총회와 이를 준비해 온 과정은 고려아연을 세계적인 수준의 국민기업으로 함께 만들어 가자는 고려아연 모든 구성원의 바람을 최대한으로 구현해내기 위한 치열한 노력이었으며, 또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기 위한 과정이었습니다.
저와 경영진은 금번 임시 주주총회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점을 재차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난 2024년 9월 13일 기습적인 공개매수와 함께 시작된 적대적 M&A는 고려아연과 계열사의 모든 임직원뿐만 아니라 그 가족, 그리고 협력사와 고객사분들께 많은 고통과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아니, 일상이라는 삶 자체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고려아연은 누구 하나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고려아연은 국가 기간산업이자, 이차전지 소재를 포함한 대한민국 미래 전략산업에서 흔들림 없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주주가 힘을 모으고 함께 만들어 가야 하는 소중한 대한민국의 전략 자산입니다.
이제는 그만 소모적인 갈등과 싸움을 멈추고 우리 모두에게 자랑스러운 고려아연이라는 회사를 위해, 고려아연이라는 우리 공동의 꿈을 위해, 모두가 수긍하고 뜻을 한데 합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고려아연의 임직원, 기술진, 노조는 모두 지난 140일간의 고통과 시련을 뒤로하고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소통과 대화를 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받은 상처보다 고려아연에 대한 사랑이 더 크기 때문에 고려아연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MBK파트너스를 더 이상 적이 아닌 새로운 협력자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와 국민연금 등 연기금들이 강조한 이사회의 독립성 및 다양성 강화를 위해 당사 이사회에 MBK를 참여시키는 방안도 전향적으로 고려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고려아연의 경영에 참여함으로써 MBK가 오랜 사모펀드 업력을 통해 쌓은 노하우와 역량이 고려아연의 발전을 위해 쓰일 수 있는 길도 열어놓겠습니다.
우리의 진실된 제안은 주주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주주에 대한 의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MBK 역시 고려아연이라는 대한민국의 소중한 국가기간산업이 멍들고 그 임직원들은 고통받고 있으며, 지역사회마저 피해를 입고 있는 이 적대적이고 소모적인 싸움을 멈추고, 소통의 장으로 나와서 고려아연 현 경영진과 함께 열린 마음으로 심도 깊은 논의를 통해 고려아연의 보다 나은, 보다 밝은 미래를 만드는 데 동참하고 기여해주시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마침글
존경하는 주주 여러분, 저와 경영진은 임시주주총회에서 통과된 안건들을 성공적으로 실행하여 고려아연의 거버넌스를 개선하고 주주 여러분의 권익을 더욱 보호하겠습니다. 새로운 이사회는 지난 140일간의 분쟁과 갈등으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고 고려아연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주주 여러분의 목소리를 더욱더 경청하고 주주가치 제고와 고려아연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저와 경영진은 주주 여러분들께서 주시는 신뢰와 지지에 깊이 감사드리고 고려아연의 ‘트로이카 드라이브’ 비전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게 함으로써 이에 보답하겠습니다. 주주 여러분의 변함없는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고려아연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