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일파만파…M&A 시장에 불어닥친 ‘MBK 포비아’

2025-03-06

(2025년 3월 6일, 한국경제 보도)

 

국내 조단위 매물 대다수 뛰어들었던 MBK
홈플러스 회생 여파로 임직원, 지역사회 동요 더욱 커져
업계에선 ‘먹튀’ 프레임 해소 이번 회생으로 무너졌다 푸념
‘상대방’ 대기업들도 사업재편 지장 우려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인수 10년만에 회생 절차를 밟으면서 국내 대형 인수·합병(M&A) 딜이 크게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44조원 펀드를 앞세워 빅딜을 싹쓸이했던 MBK는 평판 악화로 입지가 크게 좁아진 것은 물론이고, 여론 악화로 여타 PEF 활동에도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BK는 기업가치 6조원 수준까지 거론되는 CJ제일제당의 바이오사업, 2조원 규모인 반도체 장비사 HPSP, 1조원대 효성첨단소재의 타이어 스틸코드 거래 등 국내에서 진행중인 대형 경쟁입찰 거래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조단위 경쟁입찰 거래에 MBK 이름은 빠지지 않았다. SK스페셜티, 에어프로덕코리아 등이 대표적이다. 8조원 규모로 조성한 5호 펀드 소진을 위해서라도 올해 한국 시장 주요 빅딜에 활발히 모습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MBK의 최대 규모 딜이자 랜드마크 거래였던 홈플러스의 투자 실패 여파로 활동에 제약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기업의 카브아웃(사업부 분할) 거래와 핵심 인력 확보가 중요한 정보기술(IT)·테크 기업 딜에서 위축될 것으로 분석된다. M&A 때 인수자의 사업 ‘지속가능성’도 중요한 정성적 요인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투자 실패로 MBK파트너스를 새주인을 맞을 임직원들의 동요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경우 매각 이후에 자신들에게 닥칠 평판 리스크도 신경 쓰기 때문에 가격 차이가 있더라도 잡음이 덜할 곳을 찾는 경향이 있다”라며 “홈플러스 회생절차 여파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홈플러스 충격은 MBK파트너스가 ‘주주행동주의’ 기치를 내걸었던 고려아연과 한국앤컴퍼니에 대한 공세와 결이 다르다. 대중에게 인지도가 높고 고용 효과가 큰 대형마트 업체여서 후폭풍도 더 클 것이란 분석이다. M&A 관계자 사이에선 올해 20주년을 맞은 사모펀드 도입 이후 대다수의 PEF가 ‘먹튀자본’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을 들여왔는데 이번 일로 물거품이 됐다는 푸념도 나온다.

사업 재편을 위해 M&A 시장을 찾는 기업 입장에서도 MBK파트너스의 평판 손상은 악재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에서 조단위에 달하는 대형 매물을 신속히 소화할 곳은 MBK가 유일한데 여론 악화로 신속한 M&A에 지장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중략)

주요 출자자(LP)이자 인수금융 등을 제공해온 공제회·연기금과 금융기관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도 과제로 남았다. 고려아연 사태로 MBK파트너스에 대한 출자가 보수적인 기조로 바뀌었다면 이번 홈플러스 사태가 ‘쐐기’를 박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연기금·공제회 CIO는 “과거 네파와 딜라이브 등 문제자산의 인수금융 만기 연장 논의 때도 MBK가 투자실패에 대한 반성이나 책임 없이 왜 연장에 동의하지 않냐는 식으로 기관들에 오히려 고압적으로 나서면서 반감을 샀었다”며 “홈플러스 처리를 두고도 채권단이 기사를 보고 사안을 파악할 정도로 소통이 안됐다보니 반감이 더욱 쌓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 기사 전문: 홈플러스 일파만파…M&A 시장에 불어닥친 ‘MBK 포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