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47주년 기념사

2021-08-01

“내가… 천사의 말을 하더라도

사랑이 없으면… 울리는 꽹과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내가 예언하는 능력을 가졌고 온갖 신비한 것과 모든 지식을 이해하고

산을 옮길 만한 믿음을 가졌다 하더라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 주고

또 내 몸을 불사르게 내어준다고 해도

사랑이 없으면 그것이 나에게 아무 유익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남아 있을 것이며

그 중에 제일 큰 것은 사랑입니다.”

 

며칠전 왠지 모르게 문득

이 성경구절이 생각 났습니다.

 

슬픔과 안타까움이 가시지 않은 2021년 여름입니다. 재작년 이맘때, 우리는 세계 최고의 비철금속 제련소가 되자고 다짐하며, 이를 위한 제1의 요건으로 안전을 손꼽았습니다. 우리 회사를 비롯해 계열사 및 협력사 모든 임직원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누구나 일을 하기 위해 회사에 오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일과를 무사히 마친 뒤 집으로 돌아가는 일이기에 안전한 제련소, 더 나아가 친환경 제련소를 만들자는 다짐을 했습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 안전과 환경이라는 커다란 이름 앞에서 또 한 번 얼마나 한없이 겸손해야 하는지, 얼마나 우리가 부족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이제 고려아연은 안전 경영을 그 어떤 가치보다 우선하는 제1원칙으로 삼겠습니다. 가장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제련소가 될 수 있도록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그 어떤 투자와 변화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그 일환으로 회사의 안전 경영을 책임 있게 총괄할 경영조직으로 지속가능경영본부를 신설하겠습니다. 외부 전문가와 노조를 포함한 개방형 안전혁신위원회를 구성해 우리 회사의 안전보건관리시스템과 행동 양식 등 안전 전반에 대해 점검하고, 지속적인 혁신 방안을 수립하겠습니다. 28명이었던 안전관리실 전담 인력을 106명으로 확대하고, 무결재 Incident Report 및 익명 신고 시스템을 구축해 100% 공개형 안전 신고 제도를 운용하겠습니다.

 

이 모든 것의 핵심은 고려아연과 협력사 임직원 모두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가 안전경영임을 확실히 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문제를 정확하고 신랄하게 파악하고 공유하며 함께 고민하여 해결해 나아가는 시스템과 문화를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 회사가 아무리 많은 이익을 내고 우수한 기술력을 자랑한다고 해도 우리 구성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면 그야말로 헛된 짓일 뿐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 구성원의 손가락 하나를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면 우리 누구도 아무런 주저없이 전체 공장을 세워버릴 수 있어야 하며, 그것이 타협할 수 없는 우리 모두의 가장 중요한 의무입니다. 이를 우리 모두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아마도 이러한 생각 중에 위에서 언급한 성경구절이 떠올랐던 것 같습니다.  회사가 성장해 나가고 해당 사업을 영위해 가는데 있어서는 전략적인 비젼도 필요하고 이익창출 능력도 필요하고 사회적 기여도 필요할 것입니다.  이러한 목표와 가치들이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위의 성경구절에서 말하는 ‘믿음’과 ‘소망’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 절실히 느끼다시피 구성원의 안전이 위태롭다면 우리가 아무리 혁신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한들, 아무리 많은 이익을 낸다고 한들, 아무리 많은 사회적 공헌을 한다고 한들, 이 모든 것이 무의미해지고 허무해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회사에게 있어서 ‘안전’은 사람에게 있어서 ‘사랑’과 같은 것이 아닐까요?

 

안전 사고가 안 나게 할 수 있는 비책은 없습니다.  안전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매일매일 겸손한 자세로 우리의 안전수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우리 주변에 위험요소가 보인다면 즉각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입니다. 우리 자신의 안전뿐만 아니라 우리 동료들의 안전도 같이 생각해야만 우리 모두가 안전할 수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아무리 누구를 사랑한다고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느낀다고 해도 그것만으로 그 사랑이 열매를 맺을 수는 없습니다.  내 사랑을 언어로 행동으로 표현하고 상대방의 행복을 위해서 내가 헌신하고 고민할 때, 우리의 사랑은 비로소 영향력을 발휘하고, 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 사랑의 크기와 깊이에 따라서는 세상을 바꿀 수도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크고 깊은 사랑으로 비로소 안전한 고려아연을 만들고, 단순한 이익창출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고 사랑의 열매를 맺는 귀한 미션에 우리 모두 동참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끝으로 고려아연 창립 47주년을 맞아 오늘 이 자리를 있게 한 임직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올해도 건강한 모습으로 함께라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2021년 8월 1일

고려아연 최고경영자 일동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