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신년사] 고려아연의 삼두마차, Troika Drive로 이끌어갈 제2의 도약

2022-01-03

새해가 밝았습니다. 다사다난했던 지난 한 해를 함께해준 우리 구성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 어느 때보다 차분하고 단단한 마음으로 2022년 새해를 시작합니다.

 

지난해 우리는 동료를 잃는 슬픔을 겪었습니다. 이후 총력을 다하여 종합적인 예방대책을 약속했고, 현재까지 안전을 위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과제들을 완료했거나 수행 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안전 시스템을 갖춘다 한들 그것이 안전한 회사를 만드는 완벽한 해법이 될 수는 없습니다. 결코 긴장을 늦추어서는 안 됩니다. 지난 몇 개월간 전 구성원의 참여를 통해 규정한 우리의 안전철학, 안전 3계명을 되새기며 늘 생각하고 실천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생명은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가장 소중한 가치이기에 어떤 순간에도 안전은 단연 1순위여야만 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2022년에 해야 할 많은 일이 있지만 그중의 제일은 안전임을 단 한순간도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지난 반세기 우리는 비철금속제련이라는 단일 사업에 집중해왔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세계 비철금속산업을 선도하는 글로벌 No.1 종합비철제련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길이었고 위기가 곳곳에 숨어 있던, 때로는 위태로운 과정의 연속이었지만 우리는 쉬지 않고 정진하여 비철금속 제련에서는 부끄럽지 않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였습니다.

 

하지만 고지의 정상이 그 어느 곳보다 가장 위태롭고 위험한 곳이라는 것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됩니다. 여기서 안주하다가는 급진적으로 변화하는 요즘 세상에서 순식간에 도태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어야 합니다. 오히려 우리의 다음 반세기를 책임질 사업은 무엇인지, 가까운 미래에 우리가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이 무엇인지, 우리의 잠재된 가치를 극대화하고 현실에서 이루어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를 위하여 오늘 우리가 어떤 구상을 하고 어느 길에 첫발을 내디뎌야 할지 고민할 때 입니다.

 

물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선정할 때 우리와 아무런 관계도 없고 접점도 없는 사업분야를 택해서는 아니될 것입니다.  기존의 사업영역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그 누구보다 더 잘 할 수 있고, 시대적인 변화에도 부합하는 사업이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아무리 석탄발전에 대해서 자신이 있다고 하더라도 탈탄소 시대에 석탄 발전을 하겠다고 덤빌 수는 없을 것이고, 반대로, 아무리 컴퓨터 게임 산업이 잘 나간다 하더라도 평생 비철금속만 정진했던 우리가 게임의 강자가 될 가능성은 희박할 것입니다.

 

지난 5년을 돌이켜 보면 우리는 이미 이런 고민을 아주 깊게 하고 있었습니다.

–   일년에 약 3천억원을 전기값으로 내는 우리는 아주 오래 전부터 어떻게 하면 더 저렴하고 친환경적인 전기를 써서 경쟁력을 높을수 있을까 고민을 했고, 그 고민의 결실은 호주의 태양광, 풍력 발전소의 건설이었으며, 온산에서는 최첨단 LNG 발전소 건설이었습니다.

–   1989년에 처음으로 TSL 기술을 도입하여 건설ㆍ운전한 우리는 지난 30년 동안 모든 차원에서의 재활용을 극대화하고 원료비를 절감하는 고민을 해 왔습니다.  그 노력의 결과로 우리는 현재 누구보다도 다양한 원료를 처리할 수 있도록 우리만의 기술이 집약된 13종의 건식로(Furnace)를 운전하고 있고,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산화철 공정(Iron Oxide Process)으로 아연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   2020년 3월 17일 설립한 KZAM은 우리가 지난 50년간 갈고 닦아온 전해기술을 기반으로 과감하게 투자ㆍ진출한 배터리 소재 사업입니다.  같은 맥락으로 우리의 습식 정제 기술 등을 바탕으로 황산니켈 및 전구체 제조 또한 시도하고 있고, 2차전지 소재 산업에서 꾸준히 우리의 영향력을 확장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우리의 고민과 연구를 정리하고, 그 의지를 다시한번 다지면서 우리의 성장을 이끌 친환경 신사업을 아래와 같이 제시합니다.  고려아연의 삼두마차, Troika Drive가 고려아연 제2의 도약의 Roadmap이자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Troika Drive 성장엔진 #1

  • 신재생 에너지 및 그린 수소 사업

우리는 이미 호주 Sun Metals Corporation(SMC)을 통해 친환경 신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를 거듭해 왔습니다. 비철금속제련업은 에너지 다소비 업종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분야입니다. SMC는 비철금속업계 신재생 에너지 사업의 모델과도 같은 역할을 자처하며 태양광 발전 사업을 선제적으로 실행해 왔습니다. 아연 업계 최초로 RE100에 가입하며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이고 경쟁력 있는 아연제련소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호주 자회사 Ark Energy 역시 검토해왔던 풍력 발전 사업을 실행하고, 최근 인수한 신재생에너지 재생 회사인 에퓨론(Epuron)의 개발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며 신재생 에너지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린 수소 생산, 운송 및 수출 사업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Ark Energy의 그린 수소 생산 및 수소 트럭 활용 사업모델은 이미 호주 정부로부터 혁신적인 우수성을 검증받아 각 부처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신재생 에너지 기반의 수소 인프라 개발을 통해 그린 수소의 생산을 주도하고, 수요 창출에 기여하는 일을 선도해나갈 것입니다.

 

Troika Drive 성장엔진 #2

  • 자원순환 사업

ZOC(Zinc Oxide Corporation)는 연간 국내에서 발생하는 약 40만 톤가량의 철강업체 제강분진 등 폐기물에서 유가금속을 포함한 조산화 아연(HZO)을 생산해 고려아연의 원료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철강 공정의 원료가 되는 환원철(Direct Reduction Iron, DRI)을 생산해 철강사에 원료로 공급함으로써 제철에서 제련으로, 제련에서 다시 제철로 이어지게 하는 자원순환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또 매립 대상이 되는 폐기물을 줄이고 채굴 수요를 최소화함으로써 환경보호에도 일조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이웨이스트(e-Waste) 등의 리사이클링 사업을 검토하며 자원순환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매년 높은 수준으로 증가하는 IT제품 수요로 인해 그 폐기물인 이웨이스트(e-waste)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리사이클링 사업은 향후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사업이며, 우리가 축적해 온 기술과 노하우를 잘 활용한다면 우리는 자원순환 시장에서도 높은 성장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Troika Drive 성장엔진 #3

  • 2차전지 소재 사업

지난해 우리는 케이잼(KZAM)을 설립하며 2차 전지 소재 사업에 진출했습니다. 2차 전지용 소재 사업은 고려아연이 축적해온 기술과 제품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미래 성장 산업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전기자동차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 전망합니다. 전기자동차 시장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탈탄소화를 실현하는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입니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의 핵심 소재는 동, 니켈, 코발트, 리튬, 알루미늄, 망간 등입니다. 그간 우리가 쌓아온 비철금속제련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활용한다면 그 어떤 기업보다 경쟁력있게 생산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이에 따라 우리는 전해동박 사업을 필두로 양극재의 원재료인 전구체 제조 사업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도 함께 전개합니다. 전기차 생산량이 늘면 향후 폐배터리도 대량으로 발생하게 되므로 폐배터리의 리사이클이 큰 사업으로 부상할 것입니다. 폐배터리에서 동, 니켈, 코발트, 리튬 등 유가금속을 뽑아내는 것 역시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2차전지 소재산업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에 크게 기여할 뿐 아니라, 전해동박의 원료인 전기동을 100% 2차원료로 자체 생산하고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을 함으로써 사업의 확대와 함께 순환경제적 가치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아직 제대로 시작도 안 한 사업에 대해서 이렇게 신년사에 언급하는 것이 과거의 고려아연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일 수도 있습니다.  Troika Drive에 포함되어 있는 사업 하나하나가 세계 경제의 판도를 바꾸고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질 만큼 어마어마한 꿈이기 때문에 우리가 과연 이 꿈을 이룰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합니다.  ‘이렇게 엄청난 꿈을 꾼다고 말해 놓고 실패하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근심이, 두려움이 생기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고려아연의 삼두마차, Troika Drive라고 칭한 이 꿈은 조용히 혼자서 꾸기에는 너무 크고 벅찬 꿈입니다.  고려아연 및 계열사 임직원 모두가 함께 꾸어야 이룰 수 있는 꿈이기에 두려움을 무릅쓰고 이렇게 공유하고자 합니다.  우리 누구도 한두 사람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허황된 환상이지만 2천명이 넘는 우리 모두가 함께 간절히 고민하고 바라며 방법을 강구한다면 충분히 이룰 수 있는 꿈입니다.  우리모두가 같은 꿈을 꾸며 오는 2022년 한 해를 보내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지… 여러분도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미세하게나마 가슴이 떨리지는 않으신가요?

 

여러분과 함께 할 2022년이 기대됩니다.  우리 앞에 펼쳐진 이 미래를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22년 1월 3일

고려아연 최고경영자 일동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