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16
(노컷뉴스, 2025년 1월 16일)
고려아연, 객관적 경영 성과 지표서 영풍 압도
고려아연 10% 영업이익률…영풍은 마이너스
PBR도 격차…고려아연 40% vs 영풍 -58.5%
주주환원 측면 역시 고려아연 비교 우위 분명
고려아연과 영풍·MBK 연합의 경영권 분쟁이 임시주주총회를 목전에 두고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경영권을 둘러싼 공방에서 주주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결정적인 요소는 무엇보다 현재의 경영진을 바꿀 필요가 있는지 여부다.
이같은 맥락에서 고려아연과 영풍이 보인 그간의 경영성과는 어느 쪽에 힘을 실어줄지 가늠하는 주요 객관적 지표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업계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창출해온 측이 고려아연을 이끌어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다.
현재까지 나타난 여러 지표에서는 고려아연이 영풍보다 경영 성과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전반적이다. 임시주총을 앞두고 잇따라 나온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의 입장도 고려아연 측의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다.
고려아연은 아연과 연·은·구리 등 10여종의 비철금속을 연간 120만톤가량 생산하며 ‘세계 1위 제련소’로 평가받는다. 영풍 역시 같은 제련업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으며 규모는 세계에서 4번째로 크다.
앞선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연간 실적을 비교하면 고려아연과 영풍의 격차는 작지 않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별도 기준으로 고려아연 매출은 5조830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풍의 8188억원 대비 7배가 넘는다.
수익성 차이도 크다.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고려아연은 영업이익 6272억원을 실현한 반면 영풍은 영업손실 204억원으로 대조를 이뤘다. 해마다 고려아연은 10%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지만, 영풍은 2021년 이래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마이너스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2019년 이후 실적도 나쁘지 않다. 지난 2019년 별도 기준 5조2910억원이던 매출은 2023년 7조2910억원으로 4년새 39.7% 늘었다. 같은 기간 영풍은 1조3480억원에서 1조5467억원으로 14.7% 증가하는데 그쳤다.
현재 고려아연은 이같은 경영 성과와 재무능력을 바탕으로 제련업을 넘어 ‘트로이카 드라이브’라는 신성장동력을 추진하고 있다. 반대로 영풍은 고려아연 배당금 등으로 생긴 자금 여력을 사업에 투입하지 못하면서 사업 경쟁력이 제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측면에서도 차이가 크다. 지난해 9월 기준 고려아연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2.06배다. 같은 시기 영풍의 PBR은 0.18배를 기록했다.
PBR은 자산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1배 미만일 경우 주가가 청산가치에 못 미친다는 의미다. 반대로 1배를 웃돌 경우 그만큼 주식의 가치가 높다고 해석할 수 있다.
특정 기간 동안 기업 주식에 투자해 실현한 수익률을 뜻하는 총주주수익률(TSR)도 고려아연과 영풍의 격차가 두드러진다. 최 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2019년 3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고려아연의 TSR은 40.3%를 기록했다. 동종업계의 기초 지수인 16%보다 24.3%포인트 높다.
반대로 영풍의 TSR은 -58.5%로 집계됐다. 이 기간 동안 영풍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사실상 손실을 본 셈이다.
주주환원 측면에서도 고려아연이 앞서는 양상이다. 지난 2019년 43.6%이던 배당성향은 매년 상승세를 나타내며 2023년 68.8%를 기록했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지급 비율을 의미한다. 그동안 고려아연이 주주들에게 이익을 나누는 비중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최 회장이 대표로 부임한 이후 배당금 지급액은 해마다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2019년 1944억원 △2020년 2474억원 △2021년 2651억원 △2022년 3535억원 △2023년 5959억원 등으로 늘었다.
반면 영풍은 배당금 지급 규모에 변동이 없는 실정이다. 지난 2017년 172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한 이후로 매년 동일한 수준의 배당 재원을 책정했다.
밸류업 수단으로 빼놓을 수 없는 자기주식 소각에서도 고려아연이 우위에 있다. 고려아연은 2023년 11월 1000억원에 이어 지난해 5월 1500억원, 8월 4천억원을 잇달아 사들인 가운데 2023년에는 1천억원어치를 소각했다.
이와 달리 영풍은 자기주식 소각을 한차례도 이행한 적이 없다. 앞서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가 영풍을 상대로 주주서한을 보내 3천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기존 보유중인 자사주 12만1906주의 즉시 소각을 촉구한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