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7
‘중대재해 대표이사 구속’에 미등기임원이 영풍 대표선수? 장형진 고문의 영풍 경영과 사외이사 배임 의혹 해명하고 영풍 주주에 사과해야 |
–영풍 비상근 사외이사 3인 배임 혐의와 권한 없는 장형진 고문의 실질적 영풍 경영 해명해야
–장형진 고문의 ‘산업폐기물 떠넘기기 및 사실상 배임 종용’ 의혹 진실도 밝혀야
-1조 5천억원에 달하는 ‘묻지마 빚투’ 단기 차입금의 ‘이자와 원금’ 반환 어떻게…숨김없이 소명해야
–고배당에 신사업 추진도 그대로, 무슨 돈으로 가능?…”인수 후 고려아연을 빚더미로 만들 것”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대표이사 2명이 구속되고 석포제련소가 60일간 문 닫을 위기에 처한 영풍 경영진은 지금 적대적 M&A에 대해 허심탄회한 기자회견을 할 때가 아니다. 대표이사 공백 속에서 공장 가동률이 반토막 나고 경영 실적이 악화하고 있으며, 인력 감축이 현실화하고 있는 석포제련소를 살리기 위해 1분 1초를 아껴야 할 상황에서 회사 일보다는 ‘묻지마 빚투’ 설명에 매달리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M&A를 무리하게 추진하느라 적법 절차를 무시하며 더 큰 위기를 자초해 혼란에 빠진 주식회사 영풍 주주들에게 사과부터 해야 한다. 아울러 비상근 사외이사 3인으로 이뤄진 이사회에서 밀실 야합으로 결정한 이번 계약에 대해 소상한 해명도 필요하다. 특히 영풍 개인 지분을 단 0.68%(공시기준) 갖고 있으면서 법적 권한도 없는 고문 장형진 고문이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주도하며 전면에 나서고 있는 이유를 명명백백하게 설명해야 한다.
장형진 고문은 이번 적대적 M&A를 발표하면서 “지난 75년간 2세에까지 이어져 온 두 가문 공동 경영의 시대가 여기서 마무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MBK파트너스와 같은 전문가에게 지위를 넘기는 것이 창업 일가이자 책임 있는 대주주의 역할”이라고 발언했다. 이는 이사회 일원이 아닌 장형진 고문이 사실상 주식회사 영풍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영풍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영풍 경영에 깊숙이 개입한 것이 사실이 드러날 경우 고문직을 앞세워 각종 중대재해 처벌을 피해 왔던 각종 사건들에 대한 추가 수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풍 이사회의 밀실 야합 계약의 배임 의혹부터 밝혀야
영풍과 MBK파트너스의 이번 경영협력 계약에는 배임적 성격이 눈에 띈다는 지적이 많다. 영풍은 고려아연 주식에 대한 독자적인 의결권을 포기하고, MBK와 공동으로 행사해야 하는 의무를 스스로 부담했다. 아울러 MBK에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부여했다는 점, 또 보유 주식의 절반 이상을 넘김으로써 MBK에 유리한 콜옵션을 부여했다는 점, 추후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고려아연에 대한 지분을 처분할 수밖에 없다는 점 등은 주식회사 영풍에 명백하게 불리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영풍이 보유한 재산 중 최근 10여 년 동안 현금 창출 능력이 있는 재산은 사실상 고려아연 지분이 유일하다고 볼 수 있다. 고려아연 주식을 처분하는 행위는 사실상 중요한 영업의 일부를 양도하거나 폐지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지 않은 절차적 문제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
이처럼 여러 측면에서 영풍에 불리한 계약인데도 그 조건에 대한 어떤 대가를 받았는지 여부를 공개하지도 않았다.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의 주식을 MBK에 양도할 때 콜 옵션 등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도 상세하게 밝혀야 한다.
영풍은 또 MBK가 공개매수 가격을 올리도록 하기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3,000억 원을 빌려 결국 금융기관 차입이 2.7배나 증가했다. 영풍은 지난 5년간 누적 영업손실이 1,371억 원에 달할 정도로 재무 상황이 좋지 않은데 장형진 개인의 지시에 의해 배임적 성격의 결정을 한 게 아닌지 해명해야 한다.
■장형진 고문, 고려아연에 ‘산업폐기물 떠넘기기’ 진실 밝혀야
고려아연 이제중 부회장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장형진 고문이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에 폐기물을 떠넘기려 하면서 갈등이 촉발됐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21년 당시 고려아연 최고경영진과 임원들은 장형진 고문의 요구에 따르게 되면 강화한 환경규제 기준을 위반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장 고문은 고려아연 최고경영진을 지속해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사과와 인정도 이뤄져야 한다.
■묻지 마 빚투 속에 고배당금과 신사업 추진 약속 어떻게 지킬 수 있나?…”빚더미 고려아연 만들 것”
영풍은 적대적 M&A의 야욕을 이어가기 위해 3,000억 원을 무리하게 차입해 가며 MBK에 돈을 빌려줬다. 돈이 얼마가 들어도 상관없이 적대적 인수만 성공시키면 그만이라는 생각이다. 적대적 M&A 시도 과정에서 들어간 과도한 차입으로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의 기업가치가 훼손되고, 기업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는 우려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MBK는 이미 배당금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투자금 회수라는 투기적 사모펀드의 속성을 고려하면 배당금뿐만 아니라 핵심 자산 매각과 인력 구조조정 등을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이 명백하다. 또한 이에 앞서 고려아연의 핵심 기술들을 매각하거나 중국 등 해외에 기술 공유를 통해 적극적인 수익화를 추진할 가능성도 크다.
그럼에도 이런 사실들을 숨긴 채 MBK와 영풍은 고배당을 약속하고 장기적인 비전으로 미래의 성장과 이익을 도모해야 하는 신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다는 모순된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고배당과 신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 그리고 투자금 회수를 동시에 하겠다는 건 고려아연을 빚더미 위에 올려놓겠다는 얘기에 다름이 아니다.
또한 각종 환경문제, 중대재해 사건이 계속되고 있는 영풍 석포제련소의 각종 환경·안전 문제해결과 사법 리스크, 그리고 경영 악화에 따른 인력 감축 등 산적한 현안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서도 언론과 국민 앞에 명백히 밝혀야 한다.